과거 동아시아 평화와 교류의 상징이었던 조선통신사의 역사적 의미를 되새기는 '조선통신사 축제'가 25일 부산에서 화려하게 막을 올렸다. 사흘간 '함께 이어갈 내일'이라는 주제 아래 부산 전역에서 다채로운 행사들이 펼쳐질 예정이다.

 

부산문화재단이 주관하는 이번 축제는 북항 친수공원, 광복로, 범어사, 용호별빛공원, 누리마루 APEC하우스 등 부산의 주요 명소들을 무대로 삼아 시민들과 관광객들에게 풍성한 볼거리와 체험 기회를 제공한다.

 

축제의 백미로 꼽히는 '조선통신사 행렬 재현 행사'는 오는 26일 오후 2시 광복로와 북항 친수공원 일대에서 진행된다. 500여 명의 시민이 참여하는 이번 행렬은 과거 조선통신사가 일본으로 향하기 위해 출항했던 1부두부터 현재 국제 여객선이 오가는 북항 친수공원까지 이어지며, 과거와 현재를 잇는 상징적인 의미를 더한다.

 

특히 이번 행렬 재현에서는 주요 사절단의 역할에 의미 있는 인물들이 참여해 눈길을 끈다. 정사(正使) 역할은 2001년 일본 도쿄 신오쿠보역에서 위험에 처한 일본인을 구하려다 안타깝게 목숨을 잃은 고(故) 이수현 씨의 모친인 신윤찬 LSH아시아 장학회 명예회장이 맡아 그 의미를 더한다. 부사(副使)는 조선통신사 연구의 권위자인 공주대 윤용혁 명예교수, 종사관(從事官)은 동의대 이재훈 연구교수가 각각 담당한다.

 

축제 마지막 날인 27일에는 범어사에서 조선통신사선의 안전 운항을 기원하는 제례가 엄숙하게 봉행되며, 이어 용호별빛공원에서는 조선통신사선 출항식이 진행될 예정이다. 이 조선통신사선은 다가오는 2025 오사카 엑스포 '한국의 날'을 기념하여 부산에서 오사카까지 실제 뱃길을 재현하는 항해에 나설 계획이어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

 

이 밖에도 축제 기간 동안 조선통신사의 역사와 문화를 깊이 이해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마련된다. 창립 20주년을 맞은 조선통신사 학회 학술 심포지엄을 통해 조선통신사에 대한 최신 연구 성과를 공유하고, 조선통신사의 여정을 예술적으로 승화시킨 무용극 공연도 펼쳐져 관객들에게 감동을 선사할 예정이다.

 

이번 조선통신사 축제는 과거 동아시아 평화 교류에 기여했던 조선통신사의 정신을 계승하고, 이를 통해 현재와 미래 세대가 함께 소통하고 화합하는 장을 마련하는 데 큰 의미를 가진다. 부산 시민들과 방문객들은 축제를 통해 조선통신사의 발자취를 따라가며 역사와 문화를 체험하고, 함께 이어갈 내일에 대한 희망을 나눌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