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보스턴 메사추세츠 종합병원 연구진이 오후 시간에 30분 넘게 자는 낮잠 습관이 조기 사망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충격적인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영국 데일리메일이 보도한 이 연구는 낮잠과 같은 일상적인 수면 습관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광범위하게 분석했다.

 

연구팀은 평균 연령 63세의 성인 8만 6천여 명을 대상으로 11년이라는 긴 기간에 걸쳐 건강 상태를 추적 조사했다. 참가자들은 일주일 동안 손목에 수면 모니터링 기기를 착용하며 자신의 수면 패턴을 정확히 기록했다. 이러한 방법은 기존의 자가 보고식 조사보다 더 객관적인 데이터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연구의 신뢰성을 높였다.

 

연구 결과, 세 가지 낮잠 패턴이 조기 사망 위험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첫째, 하루 30분 이상 낮잠을 자는 경우, 둘째, 정오에서 이른 오후 사이에 낮잠을 자는 경우, 셋째, 낮잠 시간의 변동 폭이 큰 경우가 모두 조기 사망 위험 증가와 연관이 있었다. 이러한 결과는 나이, 성별, 체중, 흡연 및 음주 습관, 평소 수면 시간 등 다양한 건강 요인들을 모두 고려한 후에도 여전히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이러한 낮잠 패턴이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이유에 대해 몇 가지 가설을 제시했다. 긴 낮잠이나 불규칙한 낮잠은 신체의 일주기 리듬(circadian rhythm)을 방해할 수 있으며, 이는 다양한 신체 기능의 조절을 어렵게 만든다. 또한 이러한 낮잠 습관은 우울증, 당뇨병, 심장병과 같은 잠재적 건강 문제의 징후일 수도 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다만 연구진은 이번 연구가 낮잠과 조기 사망 사이의 '상관관계'만을 보여주는 것이지, 낮잠 습관이 직접적인 사망 원인이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다고 신중하게 덧붙였다. 즉, 낮잠 자체가 사망 위험을 높이는 것인지, 아니면 건강 문제가 있는 사람들이 더 자주 낮잠을 자는 경향이 있는 것인지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한편, 미국 수면의학학회(AASM)와 수면연구학회(SRS)는 성인의 경우 매일 7시간 이상의 수면이 필요하며, 6시간 이하로 자는 것은 건강에 위험할 수 있다고 권고하고 있다. 이는 낮잠이 부족한 야간 수면을 대체할 수 없다는 점을 시사한다.

 

이번 연구 결과는 이달 열리는 미국 수면전문학회(APSS)의 'SLEEP 2025' 연례 회의에서 공식 발표될 예정이다. 전 세계 수면 전문가들이 모이는 이 회의에서 해당 연구는 수면 습관과 건강의 관계에 대한 중요한 논의를 불러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연구는 많은 사람들이 일상적으로 취하는 낮잠 습관에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는 한편, 건강한 수면 패턴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