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 문화생활
'15% 할인'의 비밀…도서정가제가 만든 '가격 거품'의 충격적 진실

도서정가제의 역사는 2000년대 초반, 거대 자본을 앞세운 온라인 서점의 '출혈 경쟁' 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1세대 이커머스와 인터넷 서점들은 80%에 육박하는 파격적인 할인율을 무기로 시장을 잠식했고, 가격 경쟁력에서 밀린 동네 서점들은 그야말로 존폐의 벼랑 끝으로 내몰렸다. 1999년, 서점조합연합회는 "이대로는 다 죽는다"며 법제화를 호소했고, '책은 단순한 상품이 아닌 문화적 공공재'라는 대의명분 아래 2003년 마침내 도서정가제는 세상의 빛을 보게 되었다.
그로부터 20년이 흐른 지금, 도서정가제가 남긴 성적표는 성공과 실패의 기묘한 동거를 보여준다. 법안의 가장 큰 명분이었던 '동네 서점 살리기'는 사실상 실패로 돌아갔다. 2003년 3,589곳에 달했던 오프라인 서점은 2023년 말 2,484곳으로, 1,000곳 이상이 지도 위에서 사라졌다. 소비자들은 "책값이 너무 비싸다"며 구매 부담을 호소하고, 2019년에는 제도 폐지를 요구하는 국민청원이 20만 명의 동의를 얻기도 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가격 경쟁의 족쇄는 예상치 못한 나비효과를 낳았다. 출판사들은 더 이상 할인율에 기댄 마케팅을 할 수 없게 되자, 책 자체의 내용과 질, 그리고 독창성으로 승부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신간 도서 발행 종수는 2013년 약 11만 건에서 2018년 15만 건을 돌파하며 30% 이상 급증했다. 책의 '다양성'이라는 측면에서는 명백한 성공을 거둔 것이다.

온라인 서점 역시 생존 방식을 바꾸었다. 가격 할인 대신, 책 구매 시 증정하는 '굿즈(goods)' 경쟁에 불을 붙이며 새로운 마케팅 격전지를 만들었다. 또한, 정가라는 고정된 가격 틀은 오히려 '독립서점'이라는 새로운 형태의 공간이 탄생하는 토양이 되었다. 주인의 취향과 철학으로 큐레이션된 책들을 선보이는 독립서점들은 가격이 아닌 '가치'와 '경험'을 판매하며 대형 서점과는 다른 생태계를 구축했다.
이처럼 복잡한 현실 속에서, 도서정가제를 둘러싼 논쟁은 더욱 첨예해지고 있다. 대한출판문화협회 등 출판계는 "제도 덕분에 가격이 안정되고 소규모 출판사도 생존할 수 있게 되어 도서 다양성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며 '완전 도서정가제'로 나아가야 한다고 주장한다. 책과사회연구소 백원근 소장은 한발 더 나아가 "현재의 15% 할인은 어차피 출판사가 정가에 미리 반영하는 '제도적 거품'"이라며, 이 거품을 걷어내야만 진정한 가격 안정이 가능하다고 역설한다.
반면, 반대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특히 웹툰, 웹소설 등 디지털 콘텐츠 업계는 기존 종이책의 잣대를 일괄적으로 적용하는 것은 '시대착오적 규제'라고 비판한다. 한국영상대학교 성대훈 교수는 "웹툰, 웹소설은 유통 방식과 소비 행태가 완전히 다른데 왜 기존 출판물의 틀에 가두려 하는가"라며, "학술서 등 보존 가치가 있는 책은 정가제로 보호하되, 재고 부담이 큰 아동 도서나 세트물, 그리고 디지털 콘텐츠는 할인율을 유연하게 풀어줘야 한다"고 주장한다.
결국 도서정가제 논쟁은 단순히 '할인'의 문제를 넘어, '책이란 무엇인가', '공정한 시장이란 어떤 모습인가', '문화적 가치를 어떻게 지켜낼 것인가'에 대한 우리 사회의 근본적인 질문과 맞닿아 있다. 단통법은 사라졌지만, 책을 둘러싼 이 총성 없는 전쟁은 20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hanajournal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비트코인'지고"이것"뜬다, '29억'벌어..충격!
- 서울 천호역 “국내 1위 아파트” 들어선다..충격!
- 新 "적금형" 서비스 출시! 멤버십만 가입해도 "최신가전" 선착순 100% 무료 경품지원!!
- 역류성식도염 증상있다면, 무조건 "이것"의심하세요. 간단치료법 나왔다!
- 인천 부평 집값 서울보다 비싸질것..이유는?
- 한달만에 "37억" 터졌다?! 매수율 1위..."이종목" 당장사라!
- "관절, 연골" 통증 연골 99%재생, 병원 안가도돼... "충격"
- [화제] 천하장사 이만기의 관절튼튼 "호관원" 100%당첨 혜택 난리나!!
- 비트코인으로 4억잃은 BJ 극단적 선택…충격!
- 목, 어깨 뭉치고 결리는 '통증' 파헤쳐보니
- “빚 없애라” 신용등급 상관없이 정부서 1억지원!
- 로또1등' 수동 중복당첨자만 벌써 19명째 나왔다.
- 이만기의 관절튼튼 "호관원" 100%당첨 혜택 난리나!!
- 남性 "크기, 길이" 10분이면 모든게 커져..화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