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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는 감옥'이 된 내 차…테슬라, 잇단 급제동 이어 이젠 '문 잠김' 공포 확산

 혁신의 아이콘으로 불리던 테슬라가 심각한 안전성 논란의 중심에 섰다. 특히 어린 자녀를 둔 부모들에게는 악몽과도 같은 시나리오가 현실이 되면서, 주력 모델인 모델Y 차량의 전자식 도어락 결함 문제가 수면 위로 급부상했다.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은 잇따르는 어린이 갇힘 사고에 대해 마침내 칼을 빼 들고, 2021년형 모델Y 약 17만 4,000대라는 막대한 물량을 대상으로 예비 조사에 착수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단순한 기술적 결함을 넘어, 긴급 상황에서 인간의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중대한 사안이라는 점에서 그 파장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사건의 발단은 차량에서 내린 부모가 뒷좌석의 아이를 내리려 했지만, 어떤 이유에서인지 문이 열리지 않아 아이가 차 안에 갇히는 끔찍한 사고가 반복적으로 접수되면서부터다. NHTSA에 접수된 9건의 공식 불만은 빙산의 일각일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운전자들은 차량의 전력이 충분히 공급되지 않는 특정 상황에서 외부 도어 핸들이 무용지물이 되었다고 일관되게 증언했다. NHTSA는 성명을 통해 "특히 여름철 고온의 밀폐된 차량 내부는 어린이에게 치명적인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강력히 경고하며, 이번 조사의 심각성을 분명히 했다.

 

테슬라 측은 사용자 매뉴얼에 비상시 전력을 복구하여 외부에서 문을 열 수 있는 절차가 명시되어 있다고 주장할 수 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긴박한 상황에 부닥친 운전자가 복잡한 매뉴얼을 찾아 해당 절차를 침착하게 수행하기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대다수 운전자가 이러한 비상 절차의 존재 자체를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은, 사실상 안전장치로서의 역할을 전혀 하지 못하고 있음을 방증한다. 2012년 모델S 출시 이후, 군더더기 없는 매끈한 외관 디자인을 위해 고수해 온 전자식 도어락 방식이 결국 디자인적 장점이라는 허울 뒤에 잠재된 안전상의 허점을 드러낸 셈이다. 이번 조사와 관련하여 테슬라는 현재까지 어떠한 공식 입장도 내놓지 않으며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공교롭게도 이번 도어락 결함 논란은 테슬라가 총체적 난국에 빠진 시점에서 터져 나왔다. 저렴한 가격과 빠른 기술 발전을 앞세운 중국 전기차 업체들의 거센 추격, 그리고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의 예측 불가능한 정치적 행보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감이 겹치면서 테슬라는 심각한 판매 부진을 겪고 있다. 이러한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야심 차게 올해 신형 모델Y를 선보였지만, 상황은 나아지지 않고 있다. 오히려 미국 내에서 운전자 보조 시스템(오토파일럿)의 결함과 관련하여 다수의 NHTSA 조사를 받는 등 악재만 쌓여가고 있다. 여기에 더해, 주행 중 차량이 갑자기 멈추거나 가속하는 '팬텀 브레이킹' 문제로 수천 건의 소비자 불만이 접수된 상태이며, 지난 3월에는 주행 중 외부 패널이 떨어져 나갈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사이버트럭 4만 6,000여 대를 리콜하는 등 품질 문제도 끊이지 않고 있다. 잇따른 악재 속에서 터진 이번 '어린이 갇힘' 사고 조사는 테슬라의 브랜드 신뢰도에 돌이킬 수 없는 타격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