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세이셔널'이 미국 전역을 강타했다. 손흥민(33, LAFC)이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무대 입성 단 6경기 만에 해트트릭을 터뜨리는 기염을 토하며 리그 전체를 뒤흔들었다. MLS 사무국은 19일(한국시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선글라스를 써라, 손흥민이 빛난다"라는 위트 있는 찬사와 함께 그를 34라운드 '이주의 선수'로 선정했다. 한국과 아시아를 넘어 세계적인 슈퍼스타로 군림해온 그의 존재감이 미국 무대에서도 유감없이 발휘되며, 새로운 역사의 서막을 열어젖혔다.

 

사건은 레알 솔트레이크와의 원정 경기에서 벌어졌다. 손흥민의 발끝은 경기 시작을 알리는 휘슬과 함께 불타올랐다. 전반 3분, 수비 뒷공간을 허무는 전광석화 같은 침투로 골키퍼와 일대일 찬스를 맞았고, 침착한 마무리로 선제골을 뽑아냈다. 직전 산호세전에서 52초 만에 득점포를 가동했던 그는 두 경기 연속 이른 시간 득점이라는 놀라운 집중력을 과시했다. 하지만 이것은 거대한 폭발의 시작에 불과했다. 전반 17분, 페널티박스 외곽에서 잡은 공을 지체 없이 강력한 오른발 중거리 슈팅으로 연결해 골문 구석을 꿰뚫었다. 골키퍼가 손 쓸 엄두조차 내지 못한 완벽한 궤적이었다. 순식간에 터진 멀티골에 상대 수비는 와르르 무너졌고, 경기의 주도권은 완벽하게 LAFC로 넘어왔다.

 

솔트레이크가 후반 31분 만회골로 마지막 저항에 나섰지만, 손흥민은 그들의 희망을 직접 짓밟았다. 후반 37분, 역습 상황에서 동료 드니 부앙가가 욕심을 버리고 건넨 이타적인 패스를 받은 손흥민은 가볍게 골망을 흔들며 MLS 첫 해트트릭이라는 위업을 완성했다. 이날 86분간 그라운드를 누비며 3골, 유효슈팅 4회, 리커버리 3회 등 완벽에 가까운 경기력을 선보인 그는 축구 통계 매체 '풋몹'으로부터 평점 9.7점이라는 경이로운 평가를 받으며 이날의 주인공이 자신임을 입증했다.

 

손흥민의 합류는 LAFC 팀 자체를 바꾸고 있다. 그가 합류한 8월 초 이후 팀은 3승 2무 1패의 호성적과 함께 경기당 평균 득점이 2.33골로 급증했다. MLS 역대 최고 이적료인 2650만 달러(약 367억 원)라는 금액이 무색하게, 그는 단 6경기 만에 5골 1도움을 기록하며 '가성비 최고'의 영입임을 스스로 증명하고 있다. 더욱 놀라운 것은 그의 적응 속도다. 리오넬 메시가 MLS 첫 해트트릭을 기록하기까지 36경기가 걸렸던 반면, 손흥민은 단 6경기 만에 같은 기록을 달성했다. 이 압도적인 수치는 그가 리그에 얼마나 큰 충격을 주고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이미 프리미어리그에서 10년간 검증을 마친 아시아 역대 최고 선수의 클래스는 무대가 바뀌었음에도 전혀 녹슬지 않았고, 이제 그는 LAFC의 에이스를 넘어 리그 전체의 흥행을 책임질 슈퍼스타로 발돋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