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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어서도 사랑한 지젤, 국립발레단 가을 무대 오른다
사랑은 끝났지만 춤은 남는다. 국립발레단이 오는 10월, 낭만 발레의 대표작 ‘지젤’로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무대에 오른다.이번 공연은 김주원 국립발레단 단장 겸 예술감독 취임 후 처음 선보이는 서울 전막공연이다. 화려한 기교보다 섬세한 감정, 극적인 사랑보다 조용한 용서가 빛나는 작품이라는 점에서 김주원 체제의 첫 방향을 가늠할 무대로도 주목된다.
‘지젤’은 10월 13일부터 18일까지 6일간 총 7회 공연된다. 평일 공연은 오후 7시 30분, 토요일은 오후 2시와 6시 30분, 일요일은 오후 2시에 열린다.
무대에 오르는 버전은 파리오페라발레 부예술감독을 지낸 파트리스 바르의 안무판이다. 음악은 아돌프 아당, 무대와 의상은 루이자 스피나텔리가 맡았으며,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가 필립 엘리스의 지휘로 함께한다.

이야기는 순수한 시골 소녀 지젤의 사랑에서 시작된다. 춤을 사랑하던 지젤은 자신을 평범한 청년으로 소개한 알브레히트와 사랑에 빠진다. 그러나 그는 이미 약혼녀가 있는 귀족이었다. 진실을 알게 된 지젤은 충격과 슬픔을 견디지 못하고 세상을 떠난다.
죽음 이후 무대는 전혀 다른 세계로 넘어간다. 지젤은 결혼 전 죽은 처녀들의 영혼인 윌리가 된다. 윌리들은 밤마다 숲에 나타나 남자들을 죽을 때까지 춤추게 하는 존재다. 죄책감에 지젤의 무덤을 찾은 알브레히트도 이들의 복수 앞에 놓인다.
하지만 지젤은 복수를 택하지 않는다. 죽어서도 알브레히트를 지켜내고, 새벽이 올 때까지 그를 죽음에서 구한다. 마지막에 남는 것은 원망보다 용서다. 이 때문에 ‘지젤’은 비극적 사랑 이야기이면서도, 동시에 가장 아름다운 용서의 발레로 불린다.
이번 공연의 또 다른 관전 포인트는 캐스팅이다. 지젤 역에는 박슬기, 이하연, 이은서, 안수연, 엄나윤이 이름을 올렸다. 알브레히트 역은 박종석, 김기완, 이재우, 허서명, 김윤, 나대한이 나눠 맡는다.
특히 여러 무용수가 이번 무대를 통해 전막 주역에 새롭게 도전한다. 이은서, 엄나윤, 이하연, 안수연은 지젤 역으로 첫 전막 주역 무대에 서고, 나대한과 김윤 역시 알브레히트 역으로 관객과 만난다. 익숙한 작품 안에서 새로운 얼굴들이 어떤 감정을 빚어낼지가 이번 무대의 핵심이다.

김주원 예술감독은 준비된 무용수에게 무대에서 스스로를 보여줄 기회를 주는 것 역시 예술감독의 역할이라고 밝혔다. 이번 ‘지젤’은 그 말이 실제 무대 위에서 어떻게 구현되는지를 확인하는 자리이기도 하다.
공연 시간은 인터미션을 포함해 약 120분이다. 초등학생 이상 관람할 수 있다. 가을밤, 사랑에 무너졌지만 끝내 사랑으로 구원하는 한 영혼의 이야기가 다시 무대 위를 떠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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